우리 삶에 대한 몇몇 숫자는 그냥 모르는 게 속편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볼 걸 고르는 데에만 넉 달을 쓴다는데, 그렇다고 그걸 뚝 끊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기껏 끊어봐야 또 다른 낭빗거리를 찾는 건 비밀로 해요. 😉) 그러나 인간은 언제나처럼 답을 찾아가고 있답니다. 바로 기술을 통해서. 아이러니 아닌가요? 기술이 아니면 애초 저런 시간 낭비가 없을 것 같은데, 또 그걸 극복하도록 돕는 게 기술이라니...

위화는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입니다. 중국 내에서만 2000만 부가 판매된 그의 대표작 <인생>의 서문에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사람이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과 세상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에 관해 썼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체호프의 등신들'이란 표현을 아시나요?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는 자기 작품 대부분의 주인공을 못난 사람으로 설정했습니다. 가난하고 불행하며 답 없는 인생. 발전하려는 노력이나 의지도 없고, 자기 삶이나 주변에 대한 인식과 사유 역시 일천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랬던 덕분에 보통 사람의 삶과 이야기가 문학의 새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는군요. 모두가 불굴의 의지를 가질 수는 없다는 그의 생각이 먹힌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