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 주범의 형량입니다. 흔히 ‘N번방’ 사건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공분을 샀었죠. 미성년자의 약점을 잡아 성착취를 행한 범죄 내용도 충격적이었지만, 수만 명이 그것을 소비했다는 사실에도 다들 경악했습니다. 

주범과 공범이 대거 검거돼 법의 심판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차츰 멀어져 갔죠. 이젠 과거의 엽기적인 범죄 정도로 여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틀렸습니다. N번방이 돌아왔습니다. 아니, 애초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제작자인 갓갓(문형욱)과 박사(조주빈)는 교도소로 갔지만 그들이 만든 성착취물을 유포하고 시청하던 이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신작’을 원하는 한 새로운 제작자가 등장할 유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유포자와 시청자 또한 성착취 생태계를 구동시키는 핵심 가해자니까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자리한 제작자만큼 유명하지 않을 뿐. 

2020년 상반기부터 범죄를 저질러온 그는 갓갓, 박사가 사라진 작년 새로운 ‘네임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법은 보다 악랄해졌습니다. 여성으로 위장해 도움을 주려는 것처럼 속이기도 했고, 다른 가해자들을 부추겨 집단 온라인 폭력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엘은 자신만만합니다. 자신은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텔레그램에 있습니다.

원은지 alookso 에디터에겐 또 하나의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불꽃. N번방 사건을 파헤치고 공론화한 데 이어 검거에까지 공헌한 ‘추적단불꽃’의 그 불꽃입니다. 

추적단불꽃은 두 명이었습니다. 한 명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고 다른 한 명이 바로 원은지 에디터입니다. 지금까지는 익명으로 활동해왔지만 이제 신원을 공개하고 alookso에서 본격적인 저널리스트 행보를 시작합니다. 

그의 첫 글입니다. KBS와 협업 취재한 엘 추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