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에 과학적 근거가 없음이 상식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그 인기는 도통 식지 않습니다. 성격이 판정되는 순간 '황홀한 자기 인식'에 빠져들기 때문이라네요. 이미 다 알던 내용이기에 도리어 짜릿함을 느낀다는 거죠. 어쩌면 이것도 인간의 본능인 걸까요? 억지로라도 유형을 만들어 이것저것 판정하는 행위 자체가 달콤하고 유혹적인 모양입니다. 

'보이는 걸 모두 믿지는 마'와 '보이는 모든 걸 믿지 마'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자는 합리적 의심, 후자는 음모론이라고 할 수 있죠. 음모론에 사로잡혀 그걸로 모든 걸 설명하려 드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죠. '정치판에서 큰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연예인 가십 기사를 터뜨려서 묻는다!' 

예지몽을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 조사에선 응답자 중 3분의 1이 꿈에서 미래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네요. 진실일까요? 인간은 우리 생각보다 한결 영험한 동물인 걸까요? 과학과 통계학의 시선으로 살펴봤습니다. 키워드는 둘입니다. 불안 그리고 대수의 법칙. 

의학은 증거를 요구합니다. 검증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경우만 의학으로 인정하죠. 그러나 세상엔 대체의학으로 불리는 요법이 가득합니다. 이들이 확산된 배경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우리 이모가 ○○를 먹었더니 관절염이 싹 나았어!" 필자는 꼬집습니다. 과학이 모든 걸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빠진 부분에 아무 이야기나 갖다 붙여도 되는 건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