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죽음. 정말 가능한 걸까요? 죽음을 둘러싼 상상은 결국 '만약'이라는 두 글자로 이어집니다. 만약 아무런 준비 없이 죽는다면? 만약 즉사하게 된다면? 김지은 alookso 에디터는 고민 끝에 '연명 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상담과 등록에 걸린 시간은 단 10분. 이제 그는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된 걸까요?  

김준혁 교수는 주장합니다. "안락사는 도입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조력존엄사법'이 아닌 제대로 된 안락사의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그의 논거는 간명합니다. 질병, 장애, 노화가 차별, 낙인으로 이어지고 돌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문화부터 바꾸지 않는 한, 안락사 관련 논의는 결국 '돌보지 못할 사람은 그냥 죽으라'는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네요. 

한국에선 존엄사와 안락사가 마구잡이로 혼용되어 쓰입니다. 이석배 교수는 여러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짚은 다음 현재 발의된 조력존엄사법의 방향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가 주목하는 건 바로 환자의 자기결정권. '임종 직전이 아니어도 모든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느냐'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네요. 

현재 시행 중인 연명의료결정법, 그리고 새롭게 발의된 조력존엄사법. 이 둘은 각기 어떤 의미를 갖고 또 어떤 점에서 다른 걸까요? 이은영 교수가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알려줍니다. 이어서 죽음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죽음에 다가서는 일 역시 생명 활동의 일부이며 인간다운 죽음, 존엄한 죽음을 맞는 것도 ‘잘 삶’의 일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