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포츠는 연봉, 상금, 후원, 언론 보도량 등 모든 분야에서 남자 스포츠보다 뒤처져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변화의 조짐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플라이휠 효과'라고 불리는 선순환 현상이 시작된 것이죠. 대규모의 방송·후원 거래가 성사되며 경기에 많은 돈이 투입되고, 그 돈이 선수 육성과 경기력 향상을 이끌고, 중계의 질을 높여 관중과 시청자를 늘리고, 그렇게 번 돈이 더 큰 이익을 부르고...

한 달 전 미국에선 캐시디 허친슨의 증언이 큰 화제였습니다. 백악관 비서실장의 보좌관이었던 그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말에 반민주적인 행패를 보였다고 증언했죠. 이 글의 필자는 여성인 허친슨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는 동안 다른 남성 동료들은 증언을 거부하며 몸을 사린 점을 지적합니다. 비슷한 사례는 몇몇 더 있습니다. 정치판은 분명 남성 중심이지만 여성이 위험을 더 명확하게 인지하고 용감하게 맞선다는 이야기입니다. 

위대한 소설 <제인 에어>의 원제는 <제인 에어: 자서전>입니다. 결혼 10년 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기록했다는 설정이죠. 당시 자서전은 남성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여성의 삶엔 공적인 의미가 없다는 통념 때문이죠. 제목에서부터 저항 의식을 드러내는 셈이네요. 하지만 그의 저항은 결코 거칠거나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차분히 말하며 설득하는 방식을 배워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